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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육아 792 일째

by panicmonk 2024. 6. 10.

아기는 요즘 26개월 차로 접어들고 있다.
물건을 던지고, 밥도 잘 먹지 않는다. 고집이 세지고 있고, 막무가내의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아마도 말은 잘하는것 같은데, 행동이 그 전과 다르지 않고, 게다가 몸이 커지고 힘이 새졌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 같다.

아기가 커가면서 육아의 레벨은 점점 높아져간다.
공부하지 않으면 아기가 성장하는 속도를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났을 당시 구매했던 책 중에 '몬테소리 육아 대백과(영유아)'를 틈틈히 읽고 있다.
책의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가고 있는데, 그것을 읽고 간추린 내용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내가 읽고 난 후기 일 수도 있고, 육아의 기록이 될 수도 있겠다.

아래는 책의 내용과 내 생각들이 섞여 있다.

오늘 읽었던 부분은, '아기의 한계 정하기'.
우리가 아이에게 느끼는 문제가 되거나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 행동들, 또는 우리를 당황시키는 행동들을 조속할 때 우리가 어떻게 아이를 대하는게 좋을지에 대한 챕터 중 하나다.
내용 중에 좋았던 것은,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를 하면서 '새로운 아이와의 언어를 배우는 셈이다.' 라고 했다.
그렇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기와 소통의 언어를 새롭게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언어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책의 나온 글 처럼, '우리는 아이의 가이드' 이기 때문이다.

아기와 함께하며, 우리는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배워우고 익혀야 할 대상은, 어른인 우리가 아니고 아기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의 변화도 없이 아이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이 얼만큼 위험한 생각인지는 뉴스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어른 또한 계속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어쩌면 성숙해져야 한다는 말이 더 맞겠다.

다시 우리 아이들과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책에서는 아이에게 분명한 한계를 정해주고, 그것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주는 것이 아이들이 세상의 규칙을 알고 실천하기에 좋다고 제안한다.
또한 부모는 가이드로서, 우리의 아이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위에서 설정한 한계를 다정하면서 확실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때로는 아이가 짜증을 부리고, 화를 표출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때면, 가만히 아이 곁에서 기다려 주는 것, 그리고 점차 아이가 진정을 되찾으면 그때 차분히 상황설명을 해주고, 정리를 도와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아기가 진정을 되찾을 때 까지 아이 곁에서 기다려 준다면, 아이는 부모에게 믿음과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벌어진 상황에 대한 설명과 정리를 도와 줌으로서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혹시 집에서 아이의 흥분이 잦아들지 않는다면, 진정공간을 만들어서 아이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동시에 우리가 화나는 순간들에서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그 상황에서 떨어져서 남의 일 처럼, 관찰자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우리의 화는 진정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 이런 글은 일반적인 부모의 모습과는 거리가 좀 있다.
나도 이 책을 볼 때마다 지난 나의 모습들을 바라보게 되고, 아이와 있었던 시간들을 되새기며 부끄러운 마음을 가질 때도 많다.
성숙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떠올리며 아이에게 죄책감을 가지기도 한다.
보통 이런 류의 책들은 불편함을 가지게 하기 때문에 계속 읽어가기 어렵다.
조금 다르게 보면 또 다르게 읽힌다.
지금까지는 창피하고 매일 반성하는 부모지만, 이 글들을 읽고 어떻게하면 아이와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을까 를 생각하면 이런 책은 정말 술술 읽히는것 같다.
그리고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하는 보통의 부모들에게는 책을 읽고 당장 무엇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면 아이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고, 약간은 아주 약간은 좋은 부모가(가이드가) 되고 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하면서 아이를 향한 무한한 벅찬 사랑이 마음안에 가득 차오르기도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오늘 아침에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꼬맹이가 달려가다가 넘어져서 아파하던 모습이 눈에 밟히고, 작은 아기가 울지도 않고 손바닥이 아프다며 손바닥을 맞대고 비비고 있는 모습과 내가 아기에게 대처한 행동과 말들이 적절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아기가 남자아이인데, 실제로 오늘 아침에 등원길에 달려가다가 크게 넘어졌다.)

아무리 노력해도 후회만 남는게 육아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것 같다.

세상 모든 엄마, 아빠, 아이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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